태백산 천제단에는
태곳적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기를 거듭한다.
수수만년 낙하가 이어져 온 재인폭포의 물줄기는
사람들의 삶 속에 그어진 수직의 신성이다.
만신은 오래전부터 그래왔듯이, 정하게 차려입고 범바위 앞에서 산기도를 드린다.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깊은 연결의 순간이다.
우리 땅의 아름다운 가치를, 물질이나 비속과 겨루어
우리를 균형 있게 할 정신과 정서를 기록하고 싶었다.
나는 그것을 이제는 옛길이라는 이름으로 희미해진 여러 고개들과
만신의 산기도, 강물과 바람의 방향 속에서,
산과 산들의 첩첩한 농담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