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라드라비 아트 앤 리조트의 카페에는 몇 명의 손님이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늦더위의 햇살은 건물이나 나뭇가지 사이 틈으로 헤집고 들어오며 반사된다. 갤러리에서 유심히 작품의 설명을 듣던 한 무리의 손님이 떠났다. 화려하지 않지만 화려하고, 소박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오래된 듯하지만 오래되지 않은, 이 공간의 분위기는 이상일 작가를 닮을 수밖에 없다. 프라이빗 빌라,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멀티 플렉스, 작업실 그리고 정원과 정자.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지만, 시간의 흐름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도포 휘날리듯 외투 자락과 스카프를 날리며 성큼 걷던 작가는 카페의 푹신한 소파에 누울 듯 기대어 앉는다.
이곳을 얼마동안 구상해서 만들었나요?
공사는 2년 만에 다 끝냈죠. 2015년에 완공했어요. 나머지 시간은 숙성의 시간이었어요, 숙성시키는 김에 코로나가 와서 더 숙성됐고. 저 계단도 다 제가 돌칼로 자르고 망치로 다듬어서 손맛 나게 만든 거예요. 한옥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것도 옛날에 지은 게 아니에요. 들기름을 계속 발라서 만들었죠. 한옥에 살면서 종갓집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귀동냥으로 듣고 직접 해보면서 느끼고 배운 거에요.
그래서 이렇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군요.
하나씩 하나씩 관리했죠. 저기 깔려 있는 덱도, 새것은 브라운 톤이잖아요. 요트용 나무인데, 붉은 브라운 톤이면 튀어 보이니까 옛날에 쓰던 것을 찾아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했어요.